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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물 단식 후기내 몸 실험실 2019. 7. 5. 23:55
2019년 6월 1일 오후 2시 마지막 식사 이후 단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편이성을 위해 다음 날 아침부터를 시작일로 했다.
시작하기에 앞서 2주 정도 18:6 간헐적 단식을 해서 이미 3kg가량을 감량했고 저녁을 거르고 있었던 터라 시작 전 날 마지막 식사 2시 이후로는 평소보다 홍삼차나 우엉차 등으로 물 섭취량을 늘려줬다.
참고로 평소 물 섭취량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었다.(하루에 물 한 컵도 안 마시는 경우가 대다수)
시작 몸무게는 47.4kg.
이번 단식의 목적은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니라 겨우내 열심히 축적해 놓은 체지방(특히 절대 안 빠지던 뱃살) 제거와 면역 세포 재생에 중점을 뒀다.
평소 화장실 문제없음.
[1일 차]
아침에 일어났을 때, 평소와 같은 허기짐은 있었으나 금방 사라졌다.
그 후로 허기짐은 거의 없었지만 늦은 오후부터는 약간의 무기력증을 동반하여 기운 없는 증상이 나타났다.
원래 계획이었던 3일에서 은근슬쩍 7일로 늘려보려던 마음이 조금 사그라들었다.
소금을 섭취해주는 게 좋다고 해서 저녁때에는 차에 약간의 소금을 첨가했다.
[2일 차]
새벽 6시쯤 울렁거림을 느끼고 잠에서 깼다. 더 자보려고 노력했으나 화장실을 가야 할 것 같아 일어났다.
예상은 했지만 화장실에서 심한 울렁거림과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고 저혈당 증세로 판단해, 곧바로 부엌에 달려가 꿀 한 스푼을 먹었다. 예전에 장 꼬임으로 쇼크가 올 뻔한 적이 있어서 쇼크의 느낌을 알기 때문에 저혈당 쇼크가 올까 봐 급하게 삼켰더니 목이 다 쓰라렸다. 우선은 살고 봐야 했기에..
보통 당분 섭취 후 15분이 경과해야 반응이 온다고 해서 소파에 누워서 기다리니 차차 진정이 되는 듯하여 다시 침대로 갔다.
그 후 다시 잠들어서 거의 11시 반이 다 되어 일어났다.
기상 후 점심때쯤에는 상태가 거의 평소와 같이 돌아왔다. 기운 빠지는 증상과 기립성 현기증이 사라졌다. 이때 다시 7일로 늘릴까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체중은 46.7kg(-0.7kg). 홍삼차와 우엉차가 지겨워져서 과일차로 바꿨다. 상큼해서 그나마 조금 마시기가 수월했다.
소금은 하루 5g 정도가 적당하다고 해서 소금물은 꾸준히 섭취했다.
다음날 아침 혹시 모를 저혈당 사태에 대비하여 저녁에 과일차에 꿀 1 티스푼을 섞어마셨다.
이 날은 생리 때처럼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그 외에는 저녁까지도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허기짐이 전혀 없는 게 신기하다. 상태가 이대로라면 5일까지 해볼 요량이 있다.
눈바디로 보는 뱃살은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일시적인 걸 수도 있으므로 그다지 많은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이틀 차부터 화장실 가는 일이 없어졌다.
들어간 게 없으니 나오는 것도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내심 숙변 배출 효과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보통은 숙변 제거를 위해 변비약을 먹어준다는데 나는 지금으로선 여건이 안 되므로 다음에 해보기로.
[3일 차]
아침에 기운이 좀 없이 일어났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저혈당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 꿀 1 티스푼에 소금 한 꼬집을 넣고 차로 마셨다.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쟀는데 45.5kg으로 어제에 비해 거의 1kg 가까이 빠졌다.
그러나 이것도 대부분 수분이나 단백질이 빠졌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큰 의의를 두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허리 아픈 증상과 무릎이 아프던 게 없어졌다. 기상 후라 잠시 동안 그럴 수도 있어서 지켜보기로 했다. 그래도 허리가 안 아파서 날아갈 것 같다.
컨디션이 아주 좋아서 아주 가벼운 근육운동: 푸시업 5번 3세트, 아령 1kg 숄더 프레스 10번 3세트, 덤벨 킥백 10번씩 2세트(원래는 3세트 해야 하는 데 도중에 딴짓하다가 까먹음)를 했다. 더 해줘도 될 듯했지만 혹시 몰라서 무리하지 않았다.
저녁까지도 허리나 무릎 통증은 없었고 몸은 가벼워졌지만 오히려 몸에 기운이 돌고 활기찬 느낌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단식 기간 동안 당을 섭취하는 게 좋지만은 않은 듯해서 내일부터는 (그나마도 조금이던)당 섭취를 끊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사실 물 섭취량이 대강 1리터 정도로 적은 양이었어서 다음 날 아침 컨디션이 어떨지 조금 걱정된다.
저녁 체중은 45.6kg.
오늘도 화장실은 감감무소식이다.
남는 시간에 하도 보식 식단이나 키토 식단을 찾아봐서 배는 안 고프지만 빨리 끝내고 싶어 진다.
[4일 차}
아침에 기운 없이 기상했다.
체중은 45.2kg.
심박이 빨라지고 다리에 힘이 없는 게 느껴졌으나 당을 끊어보기로 했으므로 일어나자마자 소금물만 한 컵 마셨다.
평소에 운동량이 거의 없던 터라 어제의 미미한 근육운동의 여파로 근육통이 생겼다.
여전히 식욕은 없다.
정신은 또렷한데 지금까지 중 최고로 기운이 없다. 점심때가 다 되어가니 점차 기운이 돌아오는 듯 하나 여전히 어제처럼 팔팔하지는 않고 힘이 없는 게 느껴진다.
혀가 까끌거린다.
오후 2시부터 엄청 미약해서 이게 두통인가 아닌가 할 정도의 두통이 있다.
오후에 2시간 정도 의도치 않은 낮잠. 원래 이렇게 오래 낮잠 자고 일어나면 몸에 기운이 없는데 오히려 기운이 좀 돌아온 느낌이다. 두통은 사라졌다.
물은 차가 슬슬 지겨워져서 생수로 바꿨다.
저녁 7시쯤 위가 좀 쪼그라드는 느낌이 있다. 그래도 기운은 좀 돌아와서 내일까지는 어떻게든 버텨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걸 일주일이나 하시는 분들이 대단해 보인다.
케토시스 상태에 진입하면 난다는 입 안 아세톤 냄새가 살짝 나는 듯하다.
혀가 꺼끌 거리는 건 없어졌다.
9시 반, 소금물 마시기 너무 싫어서 생소금에 도전했다. 아주 조금씩만 먹어야 한다. 안 그럼 순간 얼굴이 세상 못생겨질 수 있음 주의. 그래도 소금물보단 순간의 짜릿함이 나은 것 같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이렇게 소금을 섭취해 볼 요량이다.
기운은 80% 정도 돌아왔다.
검색하다가 알았는데 우엉차와 계피차(내가 마신 꽃과일차에 계피가 들어감)는 이뇨작용을 도와 수분 배출이 많아져 혈중 포도당 농도를 높인다고 하고 차 중엔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차도 있다고 하니 웬만하면 차 종류보단 생수를 추천한다. (나 4일 동안 뭐 한ㄱ..) 나중엔 더 잘할 수 있겠지..
새벽 1시 취침. 요즘 계속 이 패턴인 듯. 취침 전에 소금을 소량 섭취했다.
[5일 차]
이제는 뭔가 잠이 저절로 깰 법도 한데 여전히 아침잠이 많다. 그래도 알람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조금은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
누워있을 때 속이 비어서 그런지 일어서면 약간 울렁거릴 것 같아서 미리 침대 머리맡에 준비해 놓은 소금과 물을 바로 섭취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일어날 때 기운이 없거나 걱정했던 울렁거림 증상이 없었다. 하지만 입에서 계속 단내 같은 게 난다.
아침 체중 44.4kg. 물론 대부분 수분이 빠져나간 거겠지만 정말 경이롭고 감격적인 숫자이다. 대학교 1학년 때 이후로 44kg대를 찍어 본 지가 어언... 하지만 체중에 일희일비 노노.
12시, 확실히 입에서 케토시스 상태에 들어가면 난다는 아세톤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오늘은 오전부터 컨디션이 아주 좋아서 밖에 장 보러 나가볼 생각이다. 이대로라면 7일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
소금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삶은 계란 생각이 자꾸 난다. 이렇게 음식 생각이 남에도 불구하고 배가 고프지 않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3시 반, 마트 갔는데 무거운 장을 봐서 그런지 자전거 타는 데 숨이 찬다. 특히 장 본 거 들고 2층 올라가는 데 마치 달리기 한 사람마냥 숨을 헐떡거렸다.
마트 다녀오다 대자연이 오셨다. 집에만 있을 때는 괜찮다가 하필 지금... 대자연 오면 단식을 중단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괜찮다고 해서 그냥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아직도 7일까지 진행할지 고민 중이다. 무튼 무사히 쓰러지지 않고 다녀와서 다행이다.
집에 와서 소금 보충해주고 물 많이 마셔주었다.
다리에 힘은 없지만 금방 컨디션 돌아왔다.
자기 전에 소금 섭취 후, 2시 다 돼서 침대로 갔다. 내일은 꼭 일찍 자야겠다.
여전히 화장실 소식은 없다.
[6일 차]
오랜만에 아침 컨디션 좋다.
아침 체중 43.7kg. 무서울 정도로 살이 빠졌다. 골반뼈가 진즉에 드러나 보이긴 했지만 이제는 거죽을 걸친 꼴이 됐다. 겨드랑이 살도 많이 빠진 걸 보면 체지방이 잘 빠져주고 계신 것으로 생각된다. 시작 때랑 비교해 4kg가 빠졌다. 식사 시작하면 점점 돌아올 몸무게이지만 지금을 즐기고 싶다. 팔뚝은 피하지방이라 그런가 여전히 굳건하다.(도대체 어디까지 빼야 빠지는 건지...)
체중을 자꾸 재니까 체중 감량 목적이 아니었음에도 자꾸 집착하게 된다.
확실히 생리량이 적어졌다. 평소에도 생리통이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생리통이 전혀 없다.
기운은 약간 없는 상태다.
물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해서인지 피부가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몸에 탄력이 엄청 떨어졌다. 얼굴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8시 반, 약간의 어지럼증을 느꼈다. 위가 쪼그라드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울렁거림은 덜해졌으나 너무 기운이 없다. 내일 아침 결과를 보고 하루 더 진행할지 중단할지 결정해야겠다.
결국 오늘도 2시 취침.
자기 전 소금 섭취.
화장실 소식 없음.
[7일 차]
대망의 마지막 날.
어제보다 기운이 나긴 하지만 여전히 기력 없이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물이랑 소금을 먹는다.
아침 체중 43.5kg.
위가 쪼그라드는 느낌이 계속 있지만 허기짐은 없다.
아침에 살짝 생리통이 있으려다가 곧 사라졌다.
오늘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요즘 계속 먹방 영상만 보고 있다. 특히 면 요리만. 먹방에 한 번 빠지니까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사람들이 먹방을 왜 보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나 대신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에 만족감 느끼려고 보는구나 하고 이해하게 됐다. 그 사람들 다 먹으면 왠지 나도 배부른 것 같고. ASMR은 내 취향이 아니라, 깔끔한 먹방만 보게 된다.
그나저나 입에서 계속 아세톤 냄새가 난다.
점심시간부터 내일 먹을 사골국 끓일 준비를 했다. 일단 핏기 빼는 작업 4시간. 4시간 가지고 될까 싶지만 원체 핏기가 없는 아이들이었다. 앞으로 장장 6시간 끓일 예정.
이후로 사골국을 확인하거나 화장실 가는 시간을 제외하곤 하루 종일 소파에 늘어져 있었다. 기아체험이 따로 없다. 5일 차까지가 딱 좋았던 것 같다. 7일은 나 같은 단린이에게 무리였다는 새삼스러운 생각이 든다. 다음부터는 5일만 하는 걸로..
생리량은 아직도 적고 화장실도 소식이 없다.
1시 반에 취침.했지만 도중에 위가 아파서 일어나 응급 소생술로 땅콩 반 티스푼을 먹었다.(하지만 남들보다 전날 공복시간이 길었으니까 단식을 깬 건 아니라고 위로하며...) 그 후론 편안히 잤다.
[단식을 마치며]
아침 체중 43.4kg. 총 4kg 감량했다.
체지방이 많이 줄은 게 눈으로 보인다. 아오이 유우는 나랑 같은 키에 60kg대부터 빼서 39~40kg를 유지했었다는 데 그건 어지간히 독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 그렇게 먹고 운동하고 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신기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생수 마시고 땅콩버터 한 스푼 먹었더니 살 것 같다. 컨디션 조금 돌아오고 땅콩버터 향에 지긋지긋한 아세톤 냄새도 좀 묻히는 것 같다.
내 생의 첫 물 단식이었는데 7일을 해서 그런지 조금 무리였던 감이 있어서 다음에 할 때에는 5일 정도로 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너무 자주 하는 건 오히려 몸에 안 좋다고 해서 6개월에 한 번씩 정도는 해 볼 생각이다.
감량한 체중을 유지까지는 못 하더라도 최대한 효과를 보기 위해 보식을 잘해줘야겠다.
일단은 사골국부터 마시러 가야겠다.
수고했다 내 몸.
7일 단식 끝.
[팁]
- 물 단식 시에는 꼭 소금을 적당량(참고로 하루 필요량은 최대 5g) 만큼 섭취하는 것이 중요.
- 휴가나 주말을 이용할 것. 몸도 힘든데 걸어 다니랴 일하랴 하며 에너지까지 쓴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 것 같다.
[좋았던 점]
- 일단 나의 경우, 생각보다 허기짐이 거의 없었던 점에 있어서 수월했고 뱃속에 음식물이 없어서 속이 편하고, 가벼움이 느껴졌다.
- 특히 뱃살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묻혀있던 어깨뼈가 점차 드러나는 모습에 신이 난다.
- 물을 많이 마셔서 피부가 보드라워졌다.
- 생리통이 거의 없어졌다. (이후, 다음번 대자연 때에는 아예 생리통이 없어짐)
- 일주일 동안 식비도 아끼고 식단 걱정이 없어서 편했다.
[어려웠던 점]
- 이틀 차에 잠깐 나타났던 허리 통증이 조금 힘들었지만 다행히 시간은 길지 않아서 큰 무리 없이 지나갔다.
- 거의 마시지 않던 물을 갑자기 많이 섭취해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 게다가 소금물이 정말 느끼하다는 걸 처음 느꼈다.
- 입에서 나는 아세톤 냄새.
- 탄력이 줄어들어서 팔뚝살이 늘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줄어들 기미가 1도 없어서 조금 실망했다.
빠지라는 팔뚝은 안 빠지고 가슴이랑 엉덩이가...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눈두덩이 살이 빠졌다. 이건 끝나고도 감량한 체중을 어느 정도 유지해서인지 완전히 돌아오진 않았다. 참고로 지금은 44kg 중후반대를 유지중.
- 마지막 6,7일 차에 기력이 너무 없어서 진짜 힘들었다. 나처럼 처음부터 욕심내서 무리하게 무작정 7일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3일이나 5일에서 시작해서 할 때마다 천천히 늘려가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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